다들 바쁘게 살고 계시죠 ? ㅎㅎ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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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작성자
- 김지룡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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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작성일
- 2005-11-29 23:33:4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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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조회수
- 1598
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시가 있어서....
편안히 감상하시면서 여유있는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.
사평역에서
- 곽재구
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
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
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
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
그믐처럼 몇은 졸고
몇은 감기에 쿨럭이고
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
한줌의 톱밥을 불빛속에 던져주었다
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
청색의 손바닥을 불빛속에 적셔두고
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
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
한 두름의 굴비 한광주리의 사과를
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
침묵해야 한다는 것을
모두들 알고 있었다
오래 앓은 기침소리와
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
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
그래 지금은 모두들
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
자정 넘으면
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
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
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
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
한줌의 눈물을 불빛속에 던져주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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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영욱
2005-11-30 17:39:3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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낭낭한 목소리로 이 시를 읽어주던 그녀를...
승철대사님이 그리워하시겠는데요..ㅋ.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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박기호
2005-12-01 09:04:0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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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생의 한 장면입니다. 그리고 그 인생도 이름을 남기고 불빛속에 던져지겠지요....
누구나 격어야하는 인생이지만 의도와 결과는 천차만별인듯 하네요.
어떤이는 병마에 시달리다, 어떤이는 행복(?)함에 시달리다..........
하지만 그 끝은 막차의 결과와 같은걸....
그래도 우리에겐 판도라 상자에 남아있는 희망이 있잖아요. 오늘도 멋지게 살아봅시다.
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기다리던 바로 내일 이잖아요. 힘찬하루, 보람찬 하루, 뜻깊은 하루, 즐거운 하루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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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동준
2005-12-01 11:42:5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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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글을 읽으니 낙엽태우는 냄새가 나는것 같아요..
왜 그런지 모르겠네요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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권지영
2005-12-02 15:22:2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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샘 ~~~ 아무래도 오늘 집에가서 한잔해야 할 것 같습니다.
어둠만치 몰려드는 이 알수없는 감정들.....
겨울타나 보다